나의 삶/나의 이야기

조그마한 행복

sang6389 2012. 4. 23. 15:24

2012년 04월21일 대학교 과동기생들의 모임으로 청계산 산행을 약속한 날이다. 그 날은 아침 일찌기 비가 내려 썩 좋은 마음은 아니었다. 비가 오면 내키지 않은 사진기를 챙기며 오늘은 내가 회장으로 있으니 봉사하자 하는 마음으로 어깨에 맸다.한 친구가 오늘 산행할거냐는  전화에 간다고 답하면서,그리고 기부받은 등산용 목수건을 담은 종이상자를 들고 집사람이 운전한 차를 타고 신분당선 판교역까지 왔다. 다시 전철을 갈아 타고 청계산입구역까지 와서 보니 입구에는 많은 사람이 웅성거리고 있었다.비가 오는 데도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역시 청계산은 수도권의 휴식처임을 인정하여야 했다.조금 기다린 후 약속 시간인 10시가 되어 겨우 나를 포함해  여섯명이 참석했다. 비가 오는 영향도 있고, 바쁜 일정,그리고 무릎등의 건강상 이유로  많은 친구들이 참여하지 못했다.점심때 식당에서 합류하는 친구가 한명 더 있을 뿐이다. 여섯명이 우비를 입고,우산을 쓴 채로  계단이 없는 등산길로  방향을 잡았다.점심식사는 13시에 예약을 했으니 산행을 포기하면 나머지 시간을 보내기 어려워 등산을 강행했다. 원래는 진달래길 능선으로 계획을 잡았으나  그 길이 진흙길이 예상되어 계단길이 아닌 조금은 사질토성분의  마른 길로 향하였다. 바람이 불고 비는 오고 안개도 끼었다. 마음이 그렇게 상쾌하진 않았는 데, 길 양쪽에  진달래꽃이 활짝 피어 우리를 반겨 주고 있었다.너무나 이쁘고 아름다웠다.빗속에 핀 꽃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친구들을 세우고 드디어 사진기를 꺼내어 16MM광각렌즈를 본체에 연결시켜 진달래꽃과 함께 촬영을 하였다.비가 계속 내리므로 기계에 빗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했다. 단체 및 개인별로 찍어 주면서 핑크 빛 진달래꽃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산행을 하였다. 아침의 우울한 나의 마음을  확 풀어  주었다. 뒤쳐져서 계속 이쁜 진달래꽃을 촬영하며 렌즈에 비가 맞지 않도록 렌즈뚜껑을 찍을 때는 빼고, 찍지 않을 때는 닫고 하는 반복으로 내려 오다가 풍성한 목련꽃 앞에서 단체 촬영을 한다음 내려 오다가 16MM 광각렌즈 뚜껑이 없어진걸 확인하고 그 주위를 찾았으나 보이질 않았다. 아끼던 부품의 분실에 찝찝한 마음이었다.점심을 먹으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집에 돌아와 해당AS회사에 전화하니 토요일 영업시간이 끝났으니 월요일에 통화하란다. 나의 취미생활 제1호인 사진기부품의 분실은 참으로 애착이 가는 제품이다보니 마음이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일요일을 그렇게 보내고 월요일 아침에 AS회사에 전화하니 집에서 가까운 서현동이나,모란역 지점에는 재고가 없고 논현동 지점에는 재고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가서 뚜껑과 밧데리를 추가로 구입하고,사진기점검까지 받으니 마음이 그렇게 홀가분 할 수가 없다. 이것이 조그마한 행복인가 보다.